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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ges 17

사사기 17장 — 일의 신학

혼돈 (삿1-21장)

여호수아가 죽은 다음 이스라엘에는 항구적인 국가 지도자 직책이 없었다. 대신 위협이 생길 때마다, 예를 들면 군사 공격을 당할 때 이런저런 사람들이 리더 자리에 올랐다. 영어로 “judges”(사사)라는 단어는 실제로는 이들이 나라 안에서 한 역할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 사사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shopet)의 뜻은 분쟁의 중재자, 군사 사령관, 지역 총독 등이다.[1] 사사는 분쟁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주변 백성에 맞서 국가의 군사 및 국정도 책임진다. 우리는 사사에 대한 전통적인 호칭을 그대로 쓰긴 하겠지만, “구원자들”(delivers)이라는 통칭이 이 지도자들을 더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사사기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지켜보며 여호수아서보다 더욱더 우울한 모습을 발견한다. 사사들이 대를 이어 계승될수록 차츰 자질이 떨어지고, 마침내 이스라엘은 완전한 혼란에 빠지고 만다. 이 책은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라는 준엄한 종결부를 가지고 간음, 살인, 내전으로 끝맺는다. 그들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다는 말은 자신의 고유한 규범에 따라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미덕을 갖췄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오늘날 표현대로 해 본다면, 일등을 차지하기 위해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던 모습을 가리킨다. 그것은 여호수아를 통해 주신 “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 1:8)라는 하나님 계명을 순종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계명은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대로 행하는 것이지, 우리 자신의 편향되고 자기만족적인 시각에서 좋아 보이는 것을 행하는 게 아니다. 사사는 백성이 하나님의 율법을 준수하도록 이끄는 데 실패했으며, 그 때문에 나라에 공의를 행하고 국가를 다스리는 데도 실패했다.[2]

Temba L. J. Mafico, “Judge, Judging,” ed. David Noel Freedman, The Anchor Yale Bible Dictionary (New York: Doubleday, 1992), 1105쪽.

Daniel I. Block, Judges, Ruth, The New American Commentary (Nashville: Broadman & Holman Publishers, 1999), 83-84쪽

번영 신학의 초기 형태가 얼굴을 드러내다 (삿17장)

사사기의 중심 부분이 압제와 구원의 사이클에 갇혀 절망하는, 결함 있는 영웅들을 우리에게 제시한다면, 17장부터 21장까지의 마지막 부분들은 구속의 희망이 전혀 없어 보이는 것 같은 타락한 백성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사사기 17장은 우상숭배 패러디로 시작한다. ‘미가’라는 사람이 돈이 많아서 그의 모친이 그 돈으로 우상을 만들고, 미가는 프리랜서 레위인을 자기 개인 제사장으로 고용한다. 미가가 집에서 키워 온 값싸고 번지르르한 신흥종교가 구제불능 신학(abysmal theology)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건 놀랍지 않다. “미가가 이르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삿 17:13). 다시 말하면, 자신의 우상숭배 사업에 종교적 권위를 갖게 됨으로써 미가는 자신이 갈망하는 좋은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하나님을 제멋대로 써도 된다고 믿은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이 여기서는 최악의 방법으로 낭비되고 있다. 탐욕과 교만을 가리기 위해 신을 만드는 데 쓰이니 말이다.

하나님을 ‘번영하게 해 주는 기계’로 둔갑시키고 싶어 하는 충동이 없었던 시절이 없다. 오늘날에는 소위 ‘번영(형통)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부와 건강과 행복을 반드시 보상받는다고 선동한다. 일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번영 신학은 하나님께서 소나기처럼 퍼부으시는 부요함의 단비를 내려 주길 기다리는 동안 우리가 일을 방치하게 만들고, 방탕에 빠지게 한다. 이것은 가족과 공동체를 태만히 대하게 만들고, 동료들을 학대하게 하며, 사업을 비윤리적으로 하게 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으므로 자신은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에서는 예외라고 확신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