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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erbs 31

잠언 31장 — 일의 신학

용감한 여인 (잠 1:20-33; 31:10-31)

이 책 끝에 잠언서와 일의 세계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이 나온다. 이 책 처음 부분(잠 1:20-33; 8:1-9:12)에서 만났던 지혜로운 여인은 이 책의 마지막 22개 구절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다시 나타난다(잠 31:10-31). 이 여인은 “현숙한 여인”으로 살아서 숨 쉰다. 어떤 번역자들은 “여인”이라는 말 대신 “아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아마도 그 단락에서 여인의 남편과 아이들을 언급해서인 듯하다(“아내”와 “여인”은 모두 히브리어 ishshah에서 번역 가능한 단어들이다).

참으로 그녀는 가족에게서 성취를 발견했으며 ‘그의 남편은 그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잠 31:23). 그러나 본문은 종들과 일꾼들을 거느리면서 가내공업을 운영하는 이 여인의 일에 초점을 맞춘다(잠 31:15).[1] 잠언 31장 10-31절은 그 직장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이런 일은 어느 직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잠언서는 직조 내지 포도주 제조 같은 다양한 기업의 지혜로운 관리자인 한 여인을 칭찬하는 하나의 시로 마무리한다. 잠언 31장 10절에서 번역자들은 “정숙한”(KJV), “유능한”(NRSV), “뛰어난”(NASB), 또는 “고상한 성격의”(NIV) 같은 여러 말들을 사용해서 이 여인의 성격을 묘사한다. 그러나 이 용어들은 해당 히브리 원어(chayil)의 강점이나 그 단어가 함축한 요소들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이 용어는 잠언 31장 3절에서처럼 “힘”으로 번역이 가능하다. 이 단어는 구약에서 246번 나오는데, 대부분 전사들에게 적용했다. (예를 들면, 역대상 7장 2절에 나오는 다윗의 “용사들”) 번역자들은 이 단어를 여인에게 적용할 경우에, 룻의 경우처럼 힘의 요소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영어 성경에서는 룻을 “고상한”(NIV, TNIV), “정숙한”(NRSV, KJV) 또는 “뛰어난”(NASB) 사람으로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이 말을 남자에게 적용하든 여자에게 적용하든 뜻은 동일하다. 잠언 31장 10-31절에 나오는 여인을 묘사할 때, 그것의 가장 적절한 의미는 ‘강력한’ 또는 ‘용감한’이다. 잠언 31장 17절에서는 잘 번역했다. “힘 있게 허리를 묶으며 자기의 팔을 강하게 하며.” 알 월터스(Al Wolters)는 그런 군사적 표현을 언급하며 가장 적절한 번역은 “용감한 여인”이라고 주장했다.[2] 따라서 잠언 31장 10-31절에 나오는 여인을 “용감한 여인”으로 일컫고자 한다. 그 표현이 히브리 원어에 담긴 강점과 덕목을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잠언서 결론 단락에서는 이 힘의 여인을 일터에서 다섯 가지 관습을 나타낸 지혜로운 일꾼으로 묘사된다. 이 섹션의 큰 중요성은 두 가지 방향에서 나타난다. 첫째, 그것은 삼행시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시의 연들이 히브리어 알파벳 22개 글자 순서대로 시작되어 기억하기가 쉽다. 둘째, 그것은 책 전체의 클라이맥스와 요약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용감한 여인에게서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관습은, 책 전체를 탐구하기 위한 틀 역할을 할 것이다.

한 여인을 지혜로운 기업가의 모범으로 그리는 것은 고대 근동에 살던 몇몇 사람들에게 그리고 심지어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도 놀라운 일이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에게 동일하게 일이라는 선물을 주셨다는 사실(창 1-2장)에도 불구하고, 여자들 일을 남자들 일에 비해 종종 폄하하고 경시해 왔다. 잠언에 나온 내용을 좇아 우리는 이 지혜로운 일꾼을 하나님의 지혜가 남자나 여자에게 동일하게 주어졌다는 것을 이해하는 여인으로 보고자 한다. 그녀는 잠언에서 모든 사람의 일이 존귀하다고 긍정해 주는 역할을 감당한다.

지혜의 길은 여호와를 향한 경외심에서 흘러나온다. 이 용감한 여인의 모든 능력과 덕목을 묘사하고 존중하자 마침내 그녀가 가진 지혜의 근원이 드러났다.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잠 31:30).

Waltke, The Book of Proverbs: Chapters 15-31, 528쪽을 보라.

Al Wolters, “Proverbs XXI 10-31 as Heroic Hymn: A Form-critical Analysis,” Vetus Testamentum 38 (1988): 446-457쪽을 보라.

지혜로운 일꾼, 영리하다(잠 1:4; 15:22; 19:14; 20:18; 21:30; 31:13-14, 17, 21-23)

이 용감한 여인은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하는 일꾼의 실례다. 잠언은 이 덕목을 ‘슬기롭다’(잠 19:14, NRSV) 또는 ‘분별 있다’(잠 1:4, NRSV)로 묘사한다. 영리한 사람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을 편취하는 자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잠언에서는 자원과 상황을 가장 잘 쓰는 사람으로 해석한다. 만일 우리가 영리함을 “재치 있고 분별력 있는 의식과 빈틈없는 총기”로 이해한다면,[1] 잠언을 통해 하나님이 일꾼들에게 원하시는 종류의 영리한 지혜를 깨닫게 될 것이다.

예리한 인식과 판단력을 갖고 있다

이 용감한 여인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재료를 분석함으로써 슬기로움을 드러냈다. “그는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 상인의 배와 같아서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오며”(잠 31:13-14). 오늘날의 제조업자나 장인들은 재료 선택에 슬기로울 것이며, 지혜롭지 못하게 내구성이 약한 재료를 택하지 않을 것이다.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시장 분석, 물류, 전략적 제휴 그리고 공동체 형성은 장차 큰 보상을 가져다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판단력이 매우 귀중하다. 온갖 형태의 투자가 가져올 위험이나 보상을 고객의 필요에 연계시킬 수 있는 투자 고문은 신성한 섬김을 행하는 것이다.

생길 수 있는 우발적 사건에 대해 대비한다

“자기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자기 집 사람들을 위하여 염려하지 아니하며 그는 자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이불을 지으며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으며”(잠 31:21-22). 그녀는 재료를 준비할 때 다가오는 겨울 날씨의 모든 우발적 상태에 대비했다. 그녀는 계절에 따라 가족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의복과 침구류(“덮을 것들”)를 준비했다. 묘사한 재료를 보면 화려하거나 비싼 재료(“세마포와 자색 옷”)인데, “홍색 옷”으로 번역한 히브리어 단어(sanim)는 ‘여러 겹으로 되어 따뜻한 옷’ 즉 “이중 옷”(shenayim)을 필사자가 오역(誤譯)한 듯하다.[2]

이 여인은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경계하면서 그런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 해법을 찾아서 애쓴다. 남편을 위한 그녀의 준비성을 보라. 의복과 침구를 마련하는 중에 그녀는 남편의 공적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의 남편은 그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잠 31:23).

그녀의 남편이 공무를 보는 중에 눈이 온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녀의 모든 식구’가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하게 의복을 갖춰 입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적 이야기에 비유하면 의미가 조금 더 명백해질 것이다. 한 저명한 정치가가 갑자기 눈보라를 만났다고 상상해 보라. 그는 즉시 날이 선 중절모를 쓰고 그에 어울리는 외투와 장화도 갖춰 착용하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신문지를 찾아 헤매며, 젖은 신발 속으로는 진눈개비가 흘러들어 발이 금세 젖어 버릴 것이다.

유익이 되는 조언을 구한다

어떤 부류에서 인구에 회자되는 신화와 같은 얘기가 있는데, 극히 영리한 지도자는 조언을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명민함은 바로 ‘너무 약해서 다른 사람들은 잘 볼 수 없는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이 조언을 해 주지만 그것이 현명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혜로도 못하고, 명철로도 못하고 모략으로도 여호와를 당하지 못하느니라”(잠 21:30). 만일 어떤 생각이 나쁘거나 잘못되었다면 (“여호와의 뜻에 어긋나면”) 아무리 예스맨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성해도 그 생각을 좋거나 지혜롭게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충고에 귀를 닫고 반대하는 천재에 대한 신화는 현실에서는 드물다. 창의력과 빼어남은 여러 가지 관점 위에서 성립된다. 혁신은 알려진 것에 주목하면서 미지의 것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전통적인 지혜를 거부하는 위대한 지도자는 대개 먼저 그것을 통달한 다음에 그것을 넘어서는 사람이다.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무너지고 지략이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잠 15:22). 잠언 20장 18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영은 의논함으로 성취하나니 지략을 베풀고 전쟁할지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보완적 강점을 이용한다. 심지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에도 그렇게 한다.

자신의 기능과 지식을 계속 업그레이드한다

이 용감한 여인은 “힘 있게 허리를 묶으며 자기의 팔을 강하게” 한다(잠 31:17). 그녀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애를 쓴다. 그녀는 팔을 강력하게 만들며 힘으로 허리를 묶는다. 슬기로운 사람은 자신의 기능과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행동한다.

선진국에서는 산업경제가 기술경제에 자리를 내어줌에 따라, 고용주와 직원 모두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교육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많은 신흥 경제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당신이 오늘 하는 일을 앞으로 10년 후에도 동일하게 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민한 일꾼은 이것을 인식하여 직장에서 다음 기회를 위해 재훈련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고용주가 오늘날 여러 직책에 필요한 기능을 가진 근로자들을 만나기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평생 학습을 위해 효과적인 체계를 개발하는 개인, 조직, 사회가 가장 큰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제11판, s.v. “shrewd.”

Murphy, Proverbs, Word Biblical Commentary, 247쪽. 비록 마소라 학자들(Masoretic; 마소라는 유대교 성경의 권위 있는 히브리어 본문이다. 7-10세기에 걸쳐 활약한 마소라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구약 성경 헤브라이어 교정본이다–편집자 주)은 아니었지만, 칠십인역(LXX; BC 300년경에 번역되거나 집필된 고대 그리스어인 코이네 그리스어[헬라어]로 쓰인 구약성경이다–편집자 주)과 불가타 성경(Vulgate; 가톨릭교회에서 공적으로 쓰는 라틴말 번역 성경이다. 성 제롬이 4세기 말엽에 번역했다–편집자 주)은 이 해석을 채택했다.

지혜로운 일꾼, 너그럽다 (잠 11:24-26; 19:17; 28:27; 31:19-20)

이 용감한 여인은 너그럽다.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잠 31:20). 성경은 관대한 자를 칭찬하는데, 여기서 이 용감한 여인이 그런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의 관대함이 성격상 유쾌한 기질 덕이라고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그녀의 관대함은 잠언 31장 19절과 20절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의 일의 한부분이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손(yade)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kappe)으로 가락을 잡으며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kap)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yade)을 내밀며.

이 두 성구에서 두 가지 상이한 히브리 단어를 “손”으로 번역했다. 만일 히브리어 원어를 살펴본다면, 첫째 성구에서는 ‘yade’ 다음에 ‘kappe’의 순서로 나오고, 두 번째 성구에서는 ‘kap’ 다음에 ‘yade’가 나온다(kappe는 kap의 복수형이다). 이 A-B-B-A 형태의 교차 대구법적 구조는 성경에 흔히 나오는 것으로써, 전체 구조가 단일한 생각의 단위를 형성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시 말하면, 그녀의 일과 그녀의 관대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방적 일에서 성공한 덕분에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어 줄 수 있었다. 반대로, 그녀의 너그러운 정신은 기업가요 경영자인 그녀가 가진 능력의 필수 요소가 된다.

잠언에서는 관대함과 수탁자의 의무는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정의 여러 자원을 가지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재산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는 것이다. 이런 역설적인 주장은 잠언서 전반에 걸쳐서 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대하게 처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만일 남들한테 너무 많이 주면 그들 자신이 쓸 것이 충분히 남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언은 정반대라고 가르친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 곡식을 내놓지 아니하는 자는 백성에게 저주를 받을 것이나 파는 자는 그의 머리에 복이 임하리라(잠 11:24-26).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잠 19:17).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자는 궁핍하지 아니하려니와 못 본 체하는 자에게는 저주가 크리라(잠 2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