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5장 — 일의 신학
하나님의 장엄한 계획: 실질적 지침 (엡4:1-6:24)
에베소서 후반부는 서신 전반부에서 가르친 비전대로 살라는 권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엡 4:1).
모든 크리스천은 이 부르심을 받았다. 따라서 우리의 가장 진실하고 가장 심오한 소명(vocation; ‘calling’에 대한 라틴어에서 유래)은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다층적인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이 부르심이 우리의 일, 때로 우리가 ‘직업’이라고 부르는 것을 포함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든 것을 규정한다. 물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라는(엡 1:12) 근본적인 부르심을 표현하시기 위해 우리를 구체적인 직업으로 부르실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로서, 변호사로서, 사무원으로서, 웨이터로서, 배우로서, 음악가로서, 부모로서, 조부모로서, 그리스도께서 부르신 대로 그분의 세상에서 하시는 사역에 합당하게 우리는 살아야 한다.
관계에 대한 지시 (엡5:21-6:9)
두 번째 실질적인 주제는 관계다. 크리스천으로의 부르심은 우리의 기본 관계, 특히 가정과 직장 내 사람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산업시대 이전에는 한 가정이 가족생활의 터전이면서 동시에 일의 터전이기도 했다.) 에베소서 5장 21절부터 6장 9절은 아내와 남편, 자녀와 아버지, 종과 상전 등 한 가정 내에서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포함함으로써 이 요점을 강조한다. 이런 종류의 목록은 그리스-로마 세계의 도덕적 담론에서는 일반적이었고, 신약에서도 나타나 있다(골 3:18-4:1; 벧전 2:13-3:12).6
종과 상전의 관계를 다루는 에베소서 6장 5-9절을 주의 깊게 보자. 바울은 신앙을 가진 상전들에게, 크리스천 상전들 밑에 있는 종들(slaves)에게, 그리고 믿지 않는 상전들 밑에 있는 종들에게 말한다. 이 본문은 골로새서의 병행 구절(골 3:22-4:1)과 아주 유사하다. 에베소서의 이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1세기 로마제국의 노예제도에 관한 역사적 배경은 이 책 5장을 보라.
간단히 요약하면 로마의 종(노예)과 21세기의 임금 근로자를 비교했을 때 유사점과 차이점이 모두 있다. 가장 큰 유사점은 고대 노예나 현대 근로자들 모두 주인이나 감독관의 권위하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일 자체와 관련해서 보면 두 집단 모두 자신의 일에서 감독하는 위치에 있는 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고대 그리고 현대 노예들 모두 일뿐만 아니라 삶까지도 주인에게 예속돼 있다는 것이다. 노예는 그만둘 수가 없으며, 법적인 권리와 부당처우에 대한 해결책이 제한되어 있고, 일에 대한 급여나 보상을 받지 못하며, 근로 조건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없다. 요약하자면, 노예들에 대한 주인들의 권력 남용이 근로자들에 대한 감독관의 권력 남용보다 그 범위가 훨씬 더 넓다.
우리는 에베소서의 이 본문이 실제 노예들에게 적용된 것을 먼저 살펴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늘날의 발전된 경제에서 지배적인 직업 형태인 임금 근로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보고자 한다.
The Anchor Bible Dictionary(New York: Doubleday, 1992)에 실린 데이비드 노엘프리드먼이 쓴 “Haustafeln” and “Household Codes”를 보라.